• 소금의 두 얼굴
  •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 1028호 | 2019.10.16 13:32 | 조회 904 | 공감 0

    소금은 우리가 어떻게, 얼마나 섭취하느냐에 따라 우리 몸에 전혀 다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요새 대중매체를 보면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저염식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식 중에 어떤 음식에 소금이 많이 들었는지 조사하기도 한다.
    이제 음식을 짜게 만드는 소금은 만병의 근원으로 지목받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던 소금 

    인류 역사상 소금만큼 인간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 존재도 없을 것이다. 사람은 생리적으로 소금을 먹어야만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금은 인간이 지구상에 등장하면서부터 음식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사용돼 왔다. 특히 우리 조상들은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소금을 활용했다. 소금으로 이를 닦는 것은 물론, 혀에 백태가 끼거나 발가락에 무좀이 생겼을 때 소금을 바르거나 문질렀다. 또한 치통이나 피부병이 발생했을 때도 소금으로 닦고 씻는 등, 소금을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여겼다. 실제로 한의학에서는 소금을 중요한 약재로 사용해왔다. 명나라의 대표적 약학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총 75종 의 소금을 활용한 처방이 수록돼 있고, 또한 세종대왕 시절에 편찬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는 소금 치료법만 수백 가지가 넘게 실려 있다.

                                        



    ◇ 소금의 영향은 다양해

     소금이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틀린 말이 아니다. 특히 고혈압을 유발하는 요인이 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소금을 구성하는 나트륨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면, 세포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수분을 흡수한다. 이 과정에서 세포막이 팽창 하면서 근처에 있는 혈관을 압박하는데, 이런 현상이 바로 혈압을 상승시키는 이유가 된다. 하지만 소금의 임장에서 보면 억울한 점이 많다. 지금도 소금이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존재인데도 불구하고, 성인병을 일으킨 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식탁에서 퇴출당할 위기로까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소금은 너무 많이 먹어도 문제가 되지만, 너무 적게 먹어도 탈이 난다. 그 좋은 예가 바로 마라톤이나 축구처럼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을 할 때다. 우리 몸은 일정 수준의 염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만약 소금 섭취를 거의 하지 않은 채 물만 마시게 되면 체내 염도가 떨어져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면역력에 기여 

    소금을 너무 적게 먹으면 문제가 되는 것은 체내 염도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소금이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져, 그동안 몰랐던 소금의 효능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독일과 미국의 연구진이 저명한 학술지인 ‘셀메타볼리즘’ 최근호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 소금이 사람의 몸에 침입한 세균을 파괴할 수 있는 면역력을 기르는데 많은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레겐스부르크대의 요나단 얀취 교수와 미국 밴더빌트대의 옌스 티체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소금 섭취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던 중, 상처가 난 피부에서 고농도 소금이 축적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 현상에 흥미를 느낀 연구진은 대식세포(몸에 침입한 세균을 파괴하는 역할을 하는 세포)를 서로 다른 조건에서 배양해 보았다. 대식세포를 배양하는 2개의 배지에 대장균을 감염시킨 후, 한쪽에만 소금을 첨가해 본 것이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소금을 첨가한 배지에서 자란 대식세포가 훨씬 빠르게 대장균을 파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소금 섭취 실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소금을 많이 먹인 쥐들이 적게 먹인 쥐들보다 세균의 감염으로부터 더 빨리 회복 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공동 연구진은 “항생제도 없고, 수명도 짧았던 조상들에게 짜게 먹는 것이 세균 감염을 물리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소금을 많이 먹을수록 면역력이 따라서 증가하는 것은 아닌 만큼, 소금을 ‘먹는’ 용도 보다는 ‘바르는’ 용도로 바꾸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피부가 세균 등에 감염됐을 때 소금을 많이 먹는 것보다는, 소금을 함유한 수액이나 젤 등을 발라서 피부의 염분 농도를 상승시키자는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말이다. 이 말처럼 공동 연구진도 이 제안을 통해 소금이 지나쳐도 안 되지만, 모자라서도 안 되는 존재임을 알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본 콘텐츠의 내용 일부는 신문에 맞추어 수정됐습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있습니다.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추천
    twitter facebook me2day
    과학탐험
    다음 글쓰기새로고침







    일반 로그인
    소셜 로그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